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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申時(신시)에 남문에서 만나자구요?
작성자 : 교장.황재순

등록일자 : 2018-03-04 18:03
조회 : 510
파    일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은 내일 그 시각에 과연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언제나 궁금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도 그렇고 국내의 모든 사전에 소개되어 있기로는 申時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라는 내용으로 설명이 되어 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만나고자 하는 그 사람은 오후 3시에 와야 할까요,

4시에 와야 할까요? 아니면 5시에 와야 할까요?

이 정도 상식으로는 이 두 사람이 서로 원하는 시각에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끔 외국 천문학자가 새로운 혜성을 발견해서 그 주기를 계산한 후에 그것을 검증하러

우리나라로 날아 와서 신라시대, 고려시대 관상감 기록을 뒤져 보고

, 정말이구나크게 한 번 외치고 돌아 갔다는 보도를 접하게 됩니다.

그 때마다 저는 이렇게 엉터리로 된 시각 표시를 가지고도 어떻게 1000년 전에 혜성의 출몰 시각을 표시할 수

있었을까 하며 한참 동안 어리둥절하곤 했지요. 옛날에 해시계, 물시계까지 만들어서 사용한 나라인데

시각 표기 방법이 이토록 엉성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다시 정밀 조사를 해 본 결과 동양에서도 요즘 서양의 시각 표시와 거의 같은 정밀도를 가진

시각 표시 체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문학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확인해 보지도 않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와 같이 엄청나게 오차가 큰 시각 설명을 서로서로 베끼기만 하면서

국내 모든 사전을 엉터리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요즈음 방식으로 한다면 “1시에는 1시 정각부터 15959초까지 다 있으니까, 1시란 1시부터 2시까지를 말한다라고 설명한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시각 설명할 때에는 그런 식으로 설명하지는 않지요.

옛날에도 ()(), ()()라는 것이 있었지만 이 정보는 일부 전공자들만 알 뿐 외부에는

잘 공개하지도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하면서도 다들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은 옛날 시각 표시에 대한 비밀 아닌 비밀을 공개하려 합니다. 사전 만드시는 분들은 꼭 수정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중국 백과사전 사이트 들어가 봤더니 중국 사전에서는 벌써부터 자상하게 설명해 놓았더라구요.

지금 24시를 옛날에는 12시각으로 나눈 후에 1시각을 둘로 나누어 결국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각의 표시 구분이

서로 비슷하더라구요.

子時初(자시초) = 11/ 子時(자시) 또는 子時正(자시정) = 12... 이런 식으로요.

그 다음에 ()이나 () 같은 것을 사용하는데, 이건 지금과 그 기준이 조금 달랐습니다.

1() = 十分(십분) = 요즈음 15(minutes)一分(일분) = 요즈음 1.5

()()10분의 1이라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그 길이는 옛날과 지금이 좀 다르지요.

몇 가지 연습 문제를 내 볼테니 재미삼아 한번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고대 시각 표시 연습>

子時(자시) 또는 子正(자정) = 00:00 (보통 성문을 닫으면서 28번의 북소리를 냅니다)

子時(자시) 一分 = 00:01 (001.5분이지만 2분이 아직 안 되었기에 1분이라 합니다)

丑時初(축시초) 一刻 二分 = 01:18 (15 + 2 × 1.5)

丑時(축시) 二刻 三分 = 02:34 ( 34.5분이 35분 되기 전이라 34분으로 표시했습니다)

寅時(인시) 또는 寅正(인정) = 04:00 (보통 성문을 열면서 33번의 북을 칩니다)

, 1231일 밤 12제야의 종소리는 자정에 치기는 하지만 “110시에 새 하늘을 여는

종소리라 하여 33번을 치지요.

卯時(묘시) 또는 卯時末(묘시말) 三刻 四分 = 06:51 (卯時가 지나면 卯時末이라고도 함)

午時(오시) 또는 午正(오정) 또는 正午(정오) = 12:00 (그 전후를 오전, 오후라고 합니다)

酉時初(유시초) 一刻 八分 = 17:27 ( 15 + 8 × 1.5)

戌時(술시) 또는 初更(초경) = 20:00 (밤의 시각에 이라는 글자를 붙이기도 하지요)

二更22:00 / 三更00:00 / 四更02:00 /五更04:00..

밤의 시각 표시는 성문이 열리면서 끝이 납니다.

그럼 아까 申時에 만나고자 했던 그 두 사람...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중국인이었다면 16시 정각에 만났을 것이고 21세기 한국인이었다면 분명히 제 시간에 못 만났을 것입니다. 3시에 한 사람이 와서 조금 기다리다가 가 버린 후에 다른 한 사람이 왔다면 못 만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국내 각 사전에 제대로 설명해 놓으면 아무 일도 없이 약속을 정할 수도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신라시대 경주 하늘에 몇시몇각 몇분에 어떤 색깔의 혜성이 어던 방향으로

몇분 몇초 동안 나타났는지 상세히 기록했던 우리 조상님들을 더 이상 욕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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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황재순. 문학박사

작성자 : 노경순(56회)
    등록일자 : [03/05 11:01]
황 재순 선생님.

끝까지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올리신 제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옛날 천문학사의 시각표시가 올바르게 인식되어
우리 조상님들의 상세한 기록이 제대로 표기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 조춘재(49회)
    등록일자 : [03/05 13:54]
언제나 올리신 글에서
많은것을 배웁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 김봉희(56회)
    등록일자 : [03/08 05:57]
항상 좋은 자료로 저희들 일깨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마도 옛분들은 기다리는것이 많이 익숙할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댓글 없어도 항상 보고 있답니다
작성자 : 오미례(61회)
    등록일자 : [03/08 23:45]
상식이 아닌
전문성의 깊은 글들

늘 다시 한번
진실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참으로 진지함으로의 초대에
감사를 드립니다

황 재순 교장선생님^^
꼬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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