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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심청이를 왜 물속에 빠트렸을까?
작성자 : 교장.황재순

등록일자 : 2018-04-26 20:01
조회 : 129
파    일 : 첨부된 파일이 없습니다.

 

비싼 값의 심청이를 바다에 던진 뱃사람들은 무슨 이득을 보았을까요?

가만히 생각하면 참으로 알쏭달쏭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쌍한 효녀 심청이가 스님의 말만 믿고 공양미 3백석을 구하기 위하여 뱃사람들에게 몸을 팔았고, 뱃사람들은 이 불쌍한 심청이를 무정하게도 파도 심한 바다 한가운데에 그냥 던져 버리고 사라지는 것이 심청전의 중요한 줄거리인데요.

 

우리의 옛 어르신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도 스님이 거짓말쟁이라고 탓하지 않았고, 뱃사람들을 비정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욕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여튼 심청이 아버지는 그 공양미 3백석이 인연이 되어 나중에 눈을 뜨게 되었고, 물 속에 빠진 심청이도 전화위복이 되어 왕후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효도 잘 하면 무조건 뒤끝이 좋아진다는 좋은 설화를 가진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평소에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심부름을 잘 하는 학생이 학교 성적도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심청전이 주는 효도에 대한 교훈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지요.

 

그러나 누가 뭐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 하나...

 

중국 가는 뱃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3백석이나 되는 쌀을 주고 심청이를 사서는 망망대해 바다 한가운데에 던져 버렸을까? 3백석 짜리 심청이를 바다에 던져 버린 이 뱃사람들은 과연 무슨 이득을 보았다는 것일까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상하게도 당시 중국으로 가던 뱃사람들이 심청이를 바다에 빠트리고 그만한 이득을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뱃사람들이 이득을 보았다고 하니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해지네요. ---- 도대체 무슨 이득을 봤길래???

 

그 이득이란 것을 설명하는 대신에 뱃사람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가며 물에 빠트릴 처녀 아이를 구하게 된 유래부터 말하는 것이 더 쉽겠군요.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어촌에는 공통적으로 여자들이 더 많이 산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겠지요? -- 그래서 제주도가 바람, , 여자가 많은 삼다도라고 하는 것도요.

 

그 이유는 단 하나.. 고기잡이하러 간 남자들이 동네마다 매년 꼭 한두 명씩 야금야금 죽어서 안 돌아 오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5, 10년이 되면 어촌마다 남자는 줄어들고 과부는 많아지고 노처녀 역시 많아지게 되지요.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은 안 돌아 오는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였습니다.

 

분명히 죽지 않고 어디엔가 살아 있을 것이며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돌아 올 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 만든 이야기 중에 삼국유사에 居陀知(거타지)”란 사람의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습니다. 居陀知 설화는 신라 때에 중국 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실종된 사람의 이야기인데 대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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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여왕 때, 왕의 막내 아들 양패(良貝)가 당나라 사신으로 가려고 할 때, 백제의 해적들이 길을 막는다는 말을 듣고 활을 잘 쏘는 군사 50여 명을 뽑아 호위시켜 호위하도록 했다. 그런데 배가 곡도(鵠島)라는 곳에 이르니 풍랑이 크게 일어 그곳에서 10여 일을 묶여 지냈다. 이에 양패공이 사람을 시켜 점을 치게 하였더니 점장이가 말하기를 "이곳에 신지(神池)가 있어 그곳에 제사를 지내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에 연못 위에 음식을 차려 놓으니 못 물이 한 길이 넘게 치솟았다.

 

그 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활을 잘 쏘는 사람을 하나만 남겨 두면 바람을 자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행들이 숙의한 결과, 나무 조각 50개에 이름을 써 물 위에 던져서 가라앉는 이름의 사람이 남기로 하여 거타지가 남게 되었다. 그러자 과연 바람은 잠잠해지고 배는 순항을 하게 되었다.

 

홀로 섬에 남은 거타지는 근심에 싸여 조심스럽게 섬 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 때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이르되 "나는 서해의 용신(龍神)이다. 날마다 하늘에서 어린 중이 내려와 주문을 외우며 이 못을 세 번 돈다. 그러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은 자동적으로 물에 뜨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어린 중은 우리 자손들의 간과 창자를 빼 먹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다 죽고 우리 부부와 딸만 남았다. 내일 아침에도 그 어린 중이 이 곳에 올 것이니 그 때 그대가 그 활로 어린 중을 쏘아 죽여 달라."고 하였다.

 

다음 날 동쪽 바다에서 해가 떠오를 무렵, 과연 중 하나가 나타나 다라니를 외고, 물 위에 떠오른 용의 간을 빼먹으려 하였다. 거타지는 시위를 당겨 어린 중을 명중시킨다. 그러자 어린 중은 늙은 여우로 변하여 죽었다.

 

잠시 후, 그 노인이 나타나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하나 남은 딸을 주겠다고 했고, 거타지는 그 호의를 받아 들였다. 곧 노인은 자신의 딸을 꽃가지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의 품 속에 넣어주고는 용 두 마리를 시켜 거타지를 받들어 사신의 배를 따라가게 하니, 두 용이 그 배를 호위하여 당나라 국경에 도달하게 되었다.

 

한편 신라의 배가 용에 호위되어 오는 것을 본 당나라 사람들은 그 사실을 황제에게 알렸다. 이에 황제가 신라 사신을 후대하고 금과 비단을 선물하였다. 이후 고국에 돌아온 거타지는 품 속에 넣어 둔 꽃가지를 꺼내어 여자로 변하게 한 다음 결혼하여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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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홀려서 죽게 하는 요정을 피해서 구사일생 살아나는 서양 영웅담 이야기와는 좀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이야기가 있긴 있었군요.

 

배를 타고 나갔다가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누구나 다 이처럼 금의환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잡이를 하다 보면 바람이 오는 걸 알면서도 나가야 할 때가 있고, 파도가 높아지면 배에 몸을 꼭 묶고 무지하게 고생을 하게 되는데요. 버티다 버티다 꼭 누군가 한 사람이 힘이 빠져 파도에 휩쓸려 가서 죽을 때 쯤 되면 파도가 잠잠해지곤 하는 경험을 수없이 많이 했습니다.

 

큰 파도가 몰아칠 때마다 사람이 꼭 하나 죽고... 그러고 나면 파도가 그치고....

보다 큰 문제는 그 때마다 마을의 남자가 한 명씩 줄어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은 바다에 대해 생각을 조금 달리 하게 되었지요.

 

--- (내용이 넘쳐서 이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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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황재순. 문학박사

작성자 : 오미례(61회)
    등록일자 : [04/29 16:06]
늘어지는 휴일의 오후
미사 다녀와서 이런저런 주변정리차
핸폰도 들여다보니ㆍㆍ

그냥 당연 그런거려니를
황교장선생님께서는 독특한 호기심으로
접근해 가셨네요

덕분에 저도 호기심 넓은 바다로
일상을 뿌리치고 푸웅덩 ㆍㆍ빠져보니

좋더이다
박사님 ㅎㅎㅎ^^♡
작성자 : 조춘재(49회)
    등록일자 : [05/01 21:28]
오늘도
올려주신 글에서
새로운 내용들을 배웁니다

다음 연재하시는 내용
위엣글 잊어버리기전에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황교장 선생님
늘 감사합니다^*^
꼬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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